4월 30일 퇴원한 날부터 오늘까지 극장에서 관람한 영화는 다섯편이다 . 퇴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멀티 플렉스에서 막을 내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'우아한 세계' 를 부랴부랴 챙겨보고 , 집에만 있자니 너무 심심해서 버스를 1시간이나 타고 나가  '마이 베스트 프랜드' , '아내의 애인을 만나다' 를 같은 관 같은 열 같은 자리에서 연이어 관람했고 , 스파이더맨3를 보았으며 , 또한 사고나기 얼마전에 원작을 보고 영화를 봐야겠다는 일념으로 일부러 '향수' 를 사서 다 읽었던게 기억이 나서 다행히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'향수' 를 상영하는 극장의 (인터넷으로 검색해봤을때는 유일했던) '향수' 마지막 상영날 , 그것을 볼 수 있었다 . 필름은 이미 이 영화관 저 영화관 돌고 돌아 화면이 너덜너덜 해졌지만 그런건 상관없었다 .
 관객이 많이 들지 않는 영화를 상영하는 어두운 영화관 안에 앉아 영화를 보고 있으면 , 두시간 정도 만이라도 바깥 세상에서 도망쳐있을수 있어서 좋다 . 그래서 스파이더맨 3를 볼때가 제일 짜증났다 . 내 앞자리 다섯명의 애새끼들은 계속해서 팝콘을 으적으적 씹어댔으며 바로 옆자리 아가씨의 핸드폰은 연이은 진동소리를 냈고 , 건너편의 아가씨는 자기 핸드폰을 들여다보느라 어두운 극장안에 홀로 밝게 떠 있는 귀신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. 5분 내내 .
 '아내의 애인을 만나다' 를 관람했을때도 비슷한 상황이긴 했지만 , 그때는 약간 상황이 틀렸다 .
 영화 제목답게 불륜 커플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. 불륜 커플 다섯팀 정도와 나처럼 혼자 영화를 보러 온 사람이 나까지 세네명 정도 . 불륜 커플들은 영화관에서 영화 본 일이 별로 없는지 여기가 DVD방인 마냥 떠들어댄다 . 그 점은 좀 짜증났었는데 .
 내가 '저 장면은 무엇을 은유하는걸까' 라고 고민하고 있을때 중년 불륜 커플 다섯팀은 나와 같은 장면을 보고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. 머릿속에 든 지식이 아니어도 , 나이가 들면 알게 되는 것들이 있나보다 . 그때 잠깐 , 그네들이 부러웠다 .